누구나 통증 없이
주사 치료할 수 있는
주사 시장의 ‘게임체인저’ 메디허브
염현철 대표
치과를 생각하면 기분 좋은 경험을 떠올리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시끄러운 소음, 마취 주사의 통증과 이물감 등 여러 요인 때문에 치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 상황임에도 잠시 머뭇머뭇하게 된다. 이 때문에 치과 가는 날을 늦추다 보니 오히려 병을 키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긴다. 마취 후에는 통증을 못 느끼니 그나마 마음먹고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주사를 맞는게 아프니 다들 치과 치료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마취 주사만이라도 고통을 피할 수 있다면 누구나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치과 주사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 창업 후 디지털 무통주사기를 개발한 메디허브의 염현철 대표를 만나 창업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염현철 대표는 메디허브 이전에 의료기기 관련 스타트업에서 창업 맴버로 일한 경험이 있다. 당시 의료기기의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부터 임상 백그라운드, 제품 인허가 취득, 제품 출시, 병원 소프트 랜딩까지, 즉 마케팅 PM으로 의료기기 창업의 A to Z의 모든 경험을 해본 것이다.
당시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의 메디허브를 창업했다.
염 대표는 창업 아이템을 처음부터 치과 마취주사 통증 해결을 목표로 계획을 수립해 나갔다. 창업에 앞서 치과와 관련된 아이템으로 치과 네트워크를 많이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체 부위 중 가장 아픈 주사가 어디였는가’라는 설문조사(조사기관 : 오픈서베이/300명 대상)에서 52.7%가 치과 주사라는 결과를 확인하고 치과 주사를 아프지 않게 시술할 방법이 없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판단한 염 대표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병원에 근무 하고 있던 교수님께 통증 해소를 위한 자문과 임상 지원을 요청했다. 마침 산업통상자원부의 과제를 수행하고 계셨던 교수님께 좋은 기회를 얻어 참여 기업으로 선정되어 창업하였다.
이후 서울대학교 치과대 학병원의 임상연구 지원을 통해 치과 주사 통증을 해소하기 위한 통증 해소 알고리즘 개발에 성공해 디지털 무통주사기 ‘아이젝(i-JECT)’ 을 탄생시켰다.
기술이 많이 발전해 시술법도 선진화되었지만, 아직도 주사만큼은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주사하고 있다.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본 기억을 돌이켜보면, 아프지 않았던 주사와 매우 아팠던 주사를 떠올 릴 수 있을 것이다.
주사 통증은 시술자의 임상 경험과 스킬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진다. 이는 사람이 손으로 직접 주사하다 보니 약물의 일정한 주입 속도와 압력, 주입량을 컨트롤하기 어렵기 때문에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염 대표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입되는 약물의 속도나 압력, 양을 정밀하게 제어해 자동으로 약물이 주입될 수 있도 록 임상연구를 통해 개발한 ‘통증 해소 알고리즘, PCGT(Pain Control Golden Time)’이다.
아이젝은 PCGT 알고리즘을 응용하여 치과를 시작으로 메디컬 영역에서 정량의 약물을 일정한 압력과 속도로 자동 주입해주는 디지털 주사기를 새로 출시하여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주사 통증뿐 아니라 사람이 손으로 시술할 때 생길 수 있는 약물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도 해결할 수 있고, 하루에 수십 명씩 주사를 놔야 하는 의료진의 직업병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염 대표는 아이젝에 IoT 기능 구현해 ‘누가 언제 어떤 약물을 얼마나 몇 회 주사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자동주사기를 개발 했다. 매번 잊지 않고 주사해야 하는 당뇨 환자나 난임 예비 산모 등 일반인들도 정량 자동 주사로 아프지 않고 편리하게 주사할 수 있게끔 하며,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 의료진이 함께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스마트 주사기와 연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휴먼에러 없이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된다. 메디허브가 개발한 스마트 백신 접종 관제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가 쌓이면, 백신이나 예방 접종 현황을 실시간을 모니터링할 수 있고 수요 예측 데이터까지 만들 수 있어 백신 수급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메디허브는 지난 7월 1일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기술 이전 계약을 완료하고 인공지능 기술과 융합하여, 에스테틱 분야에서 얼굴 스캐닝을 통해 어느 부위에 약물을 어느 정도 주입해야 하는지 정량적 데이터를 추출해 정확하고 안전한 시술을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병원에서 주사를 사용하지 않는 과(科)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메디허브에서 개발한 디지털 주사기의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 하다.
그중 하나는 앞서 말한 자가 주사 프로젝트인데, 아이젝이 주사 통증을 최소화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난임을 진단받아 난임 주사 시술을 하고 있는 한 예비 산모의 사연이 염 대표에게 전달되어 진행된 개발 프로젝트이다.
난임 치료 과정에서는 배란 유도 주사가 필수적인데 이는 일명 ‘돌 주사’라고 표현할 정도로 상당히 힘들고 아픈 주사로 유명하다. 배란 유도 주사가 더 힘든 이유는 바로 자가 주사(Self injection)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염 대표는 힘들어하고 있는 난임 부부는 물룐이고 자가 주사가 필요한 당뇨 환자나, 성장 호르몬, 비만 분해 주사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염 대표는 연 평균 11% 고속 성장하고 있는 에스테틱 시장 (2024년 21조원 예상)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보톡스 주사를 정량으로 통증을 최소화하며 자동 주사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해 환자와 의사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성형외과, 피부과, 모발 이식, 비뇨기과로도 디지털 주사기 시장의 영역을 넓히며 현재 10가지 의료기기를 출시하여 시장 선점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려동물은 가족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사람에게만 적용해 온 메디허브의 기술을 동물 시장으로 확장하기에도 좋은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아이젝은 이미 인체용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동물 시장으로도 바로 진출이 가능한 상태이고, 현재는 협업 파트너를 찾고 있다.
메디허브는 미국의 보훈병원(VA Hospital) 진입 프로젝트에 힘을 쏟고 있고 있으며 카이노스메드가 파트너로 함께 진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VA Hospital의 리서치 센터장이자 스탠포드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인 마힌(Maheen) 교수가 한국에 기조연설자로 초대받아 방문했다.
카이노스메드에서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어 마힌 교수에게 메디허브 기술과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를 통해 기술과 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하여 공감을 얻어 냈고, 마힌 교수는 미국과 중동 진출을 위한 파트너쉽을 갖기로 협의했다.
미국은 FDA 승인 절차 자체도 까다롭지만, 그 중에서도 우수한 제품만 VA Hospital에 납품할 수 있에 계약이 성사되면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1~3단계의 로드 맵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으며, 2027년 170억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VA Hospital에 진출하게 되면 미국 전 지역에 납품되고, 그 만큼 빠르게 시장 진입이 가능하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24년 8월 현재 메디허브는 뛰어난 기술력과 제품력으로 6개국과 742만불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메디허브는 주사기 시장의 트렌드를 바꾸는 Game Changer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해외 전시회에서는 바이어로부터 ‘Excellent’라는 칭찬을 받으며 수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메디허브의 ‘아이젝’을 사용 중인 198명의 국내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제품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83%가 환자 치료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답할 정도이다.
앞으로 메디컬과 에스테틱 시장을 노리고 출시한 신제품들은 세계 최초 개발품이기 때문에 앞으로 그 성장세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메디허브는 아이젝에 적용된 3가지 핵심 특허 기술(통증 해소 알고리즘, 의료사고 방지 기술, 정량 정밀 약물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화에 성공한 벤처기업이다.
이번 KIAT 스케일업 기술사업화 R&D 수행기업으로서 앞서 말한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자가 주사(Self injection)뿐만 아니라 전쟁터나 응급 의료 현장에서 부상자에게 사용 할 수 있는 응급 주사 키트도 함께 개발하기 위해 카이스트 윤용진 교수와 연구 개발 협약도 체결했다.
염 대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디바이스와 플랫폼을 융합한 스마트 헬스 케어 플랫폼을 구축하여, 모든 데이터를 수집/관리하고 수요 예측 데이터를 통해 백신을 비축 및 관리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 갈 것”이며,
“앞으로 정부와 함께 관제 플랫폼을 구축하여 성공 모델을 만들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