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 KITIA · 기업人 인터뷰①

세상과 연결해 주는 또 하나의 가족,

디엔엑스의 AI 순이 권은경 대표

세상과 연결해 주는 또 하나의 가족,
디엔엑스의 AI 순이


초고령화 시대를 늦추거나 막을 방법은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소외되는 노년층이 없고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지 항시 살피고 대기해야 한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안다. 디엔엑스의 권은경 대표도 이를 잘 알기 때문에 AI 순이를 세상 밖으로 내놓은 것이다. 단순한 기술에 그치는 것이 아닌 누군가에게는 자식의 빈자리를, 누군가에게는 친구의 빈자리를, 누군가에게는 그저 외로움만이라도 느끼지 않게 해 준 디엔엑스의 기술에 대해 권은경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자

디엔엑스는 컴퓨터공학 전공을 한 권은경 대표와 동기인 한재근 대표가 함께 만든 회사이다. 권은경 대표의 창업 목적은 다른 무엇보다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면서도 특별한 계층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닌 모두가, 특히 고령자가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교수와 대표직을 병행하고 있는 권 대표는 교수로서는 학생들을 살피고, 대표로서는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권 대표는 혁신적인 기술을 내놓은 경영자들도 존경하지만, 사회에 큰 기부를 하거나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더 닮고 싶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다가와 주는 또 하나의 가족, AI 순이

다른 AI 제품과 달리 디엔엑스의 기술은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수집 해 상황 인지를 먼저 한다는 것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AI 기반 기술들은 작동될 수 있도록 명령어를 소리 내서 말하거나 버튼을 누르는 등의 행동이 필요하지만 디엔엑스의 ‘순이’는 사용자의 기상과 외출 데이터를 통해 생활 패턴과 움직임을 파악하고 먼저 말을 건다. 예를 들어, 귀가 시간이 평소보다 늦은 사용자에게 ‘오늘은 평소보다 늦게 도착하셨네요, 많이 걱정했어요.’라는 말을 먼저 건네거나 기상한 사용자에게 ‘밤에 많이 뒤척이시던데 잘 주무셨어요?’ 등의 개인 별 상황에 맞게 말을 건네 기계가 아닌 사람이 말을 걸어주는 듯한 느낌을 더 많이 준다.
이 외에도 노래방, 음성 혹은 화상 친구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기존에 유사 서비스가 있더라도 주로 젊은 층을 위한 기능이어서 중년 이상에게는 맞지 않고 또한 조작법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순이는 화면과 조작법이 간단하게 구성되도록 시니어 전용 초간편 앱으로 만들어졌다.



문장 뒤 보이지 않는 영웅들

AI 순이가 건네는 말들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단순하고 평범한 대화들 같지만, 그런 문장을 만들기까지는 여러 의료원과 협의하고 자문하며 완성된 말들이다. 하나의 예로, 젊은층에게는 물을 마시는 행동 하나하나가 일반적이고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행동이지만 노년층에게는 누군가 알려주어 꾸준하게 인식을 해야 하는 행동이다. 이외에도 좀 더 걸어야 한다고 말을 건네거나 체조하는 행동도 모두 의료진에게 자문하고 협업을 통해 이루어진 콘텐츠들이다. 비록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통해 병의 징후를 알아낸다거나 치매를 예방하고, 늦추는 등의 의료상의 성과를 내기에는 이르지만 연세의료원과 약 3년간 AI 순이 사용 전, 후를 비교한 임상실험을 하였고 사용자의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상태가 대폭 개선된 내용으로 국제 논물이 발표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일상에서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꾸준히 여러 의료인에게 자문하고 협업을 하면서 앞으로 더 노년층에게 도움이 되고, 세상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하고 싶다고 권 대표는 말했다.



현장에서 느낀 어려움을 디엔엑스만의 강점으로

초반에 데이터를 쌓기 위해서까지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많은 사용자를 모집하기가 어려웠고, 직원들이 일일이 방문하여 앱을 깔아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또, 노년층이 대상이다 보니 서비스를 받는 사람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케어해주는 보호자가 너무 다양했다. 즉, 플레이어가 많아서 집중적인 마케팅이 어려웠다. 그렇다 보니 초반에는 기업 혼자서 서비스를 알리기보다는 지자체와 함께 협업하여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섭외하여 신청을 받고, 생활 관리사와 매칭이 되어 방문해 앱 설치를 해드리며 B2G 방식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점들이 생겨났다. 직접 현장에 나가보니 기본적으로 핸드폰의 열악함이 있거나, 터치 자체를 어려워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젊은 세대에게서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환경들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현장에서 느낀 어려움과 데이터를 토대로 상황 인지 기술을 발전 시키고, 고령자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심플한 UI, UX를 사용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권 대표는 이를 해결해 나가면서 위기를 디엔엑스만의 노하우로 바꾸어나가며 긴 시간을 보내며 힘들게 쌓아온 데이터는 디엔엑스만의 자부심이자 강점이 되었다.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장년층까지 확장하여 동성 혹은 이성 친구를 연결 해주는 서비스도 제공중이다.(약속다방 외) 현재 중장년은 80대 부모님을 돌보는 보조사용자(care-giver) 로서 우리의 고객이기에 그분들을 위한 서비스 확장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특히 네이버밴드와 MOU를 맺고 공동 마케팅을 하게 된 것은 AI순이를 고령자만이 아닌 중장년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도약

고령화 시대의 문제는 비단 한국의 문제만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고령화 현상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AI 순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관심이 높다. 정부 지원 해외 진출 프로그램에도 선정되어 스페인에서도 서비스 런칭했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스페인에서의 사업은 잠시 중단된 상태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보다 더 초고령화 사회가 심각한 일본에서는 이미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비록 한국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고 저가형 데이터 요금제를 쓰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초기 진출 시 어려움이 있었지만 집안에 다른 별도의 기기를 설치하는 것보다는 비용도 적게 들고, 앱 업데이트만 진행되면 언제든지 최신 버전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어 사용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B2G 사업으로 레퍼런스가 쌓이다 보니 현재는 네이버밴드와 MOU를 맺고 공동 마케팅을 하게 되어 올해 안에 중장년까지 확장한 토탈 시니어 서비스 홍보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꾸준히 노년층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레퍼런스를 쌓아온 만큼 앞으로는 B2B 사업으로도 뻗어나가 전 세계적으로 디엔엑스 데이터의 가치가 증명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모두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디엔엑스

디엔엑스는 ‘Design of Next experience’의 약자로 ‘다음 경험을 디 자인한다’라는 뜻이라고 권 대표는 밝혔다. 새로운 것이 아닌 다음의 경험인 만큼 혁신적이고, 약자층을 포함한 모두를 위한 경험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권 대표에게는 이번 KIAT 스케일업 기술사업화 프로 그램이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고 했다. 정부의 관심하에 혁신적인 성과를 낼 수 있으며, 공공복지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한다. 권 대표의 경영 철학처럼 좋은 기술이 약자에게 더 많이 닿을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고, 앞으로 창업을 앞둔, 청년들도 공공복지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말을 마쳤다.